손솔 의원 "극우와 대화 기준, 차별금지법으로 세워야"

[인터뷰] 22대 국회 최연소, 진보당 손솔 의원

손솔 의원 "극우와 대화 기준, 차별금지법으로 세워야"
진보당 손솔 의원이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문성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진보당은 국회의원이 한 명 늘었다. 3석에서 4석으로, 꽤 큰 변화다. 대통령이 당선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던 위성락·강유정 의원을 국가안보실장과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해 생긴 일이다. 비례대표 순번에서 한두 명 차이로 당선되지 못했던 손솔·최혁진 의원에게 의원직이 승계됐다.

이 중 손솔 의원은 22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기도 하다. 1995년생으로 현재 만 31세다. 우리나라 인구 약 5천만 명 가운데 10%가량이 20대 인구인데, 국회의원 300석 중 20대는 없다. 이런 현실에서 손솔 의원은 대다수 청년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탄핵 국면 광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도 한다. 국회의원회관 523호 손솔 의원실에는 ‘계엄의 밤을 지나 혐오를 뿌수러가자’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거야’와 같이 2024~2025년 광장에서 울려퍼졌던 구호가 벽을 뒤덮고 있다.

발의로 주목받았던 대표적 법안이 ‘차별금지법’이다. 차별금지법은 지난 1990년대부터 10차례 넘게 발의됐지만 일부 보수 기독교 세력의 반대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혐오 표현이 기승을 부리는 지금이 차별금지법 제정의 적기 아닐까.

손솔 의원에게 답이 있기를 바라며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손솔 의원을 인터뷰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문성호 기자

22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다. 어떻게 정치에 입문했나.

"최연소라고는 해도 정당 활동 10년차다. 진보정당을 창당하며 청년 대표도 했었고, 대학에서는 학생회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나 구조조정 반대 활동을 했다. 마침 총학생회장을 맡고 나서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이 터졌다. 그런 일이 생기면 항상 전조가 있는데, 정유라 사건의 경우 구조조정을 밀어붙인 거였다. 그런 부조리한 일에 대해 계속 학생으로서의 입장을 내고, ‘총장이 학교 운영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과정들 속에서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 풀리는 문제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정치에도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만들어보는 과정을 10년 동안 했다."

청년 의원이니 청소년 정책에도 관심을 많이 쓰실 것 같다.

"내가 당 활동을 시작한 10년 전에는 피선거권도 25세였다. 그래서 선거권·피선거권 연령 기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했다. 피선거권 25세는 심하지 않나. 내가 당대표인데도 피선거권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헌법소원도 하고 청소년 단체와 국회 앞 농성도 했었는데,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한 번에 18세로 낮춰지기도 했다. 선거권 연령 하향이 지금의 정치에도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16세 선거권은 어떻게 생각하나(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2월 4일 ‘선거권 연령을 16세로 낮추자’고 주장했다).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막 교섭단체 연설에서 한 번 터뜨린 거니까, 더 살을 붙이는 논의가 필요하겠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문성호 기자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했다. 차별금지법을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소개 부탁드린다.

"차별금지법은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사람이 가진 어떤 특성이던 간에 공적인 영역에서 그 차이를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헌법 11조에 규정된 평등권을 법으로 구체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법안에 차별 사유와 차별 영역이 있다. 차별 사유는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 나이, 종교, 성별, 사회적 신분같은 것들을 이유로 공적인 영역에서 부당하게 대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차별 영역은 일하는 영역, 고용, 승진, 해고같은 영역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부당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 혈액형을 가지고 해고한다면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돈 주고 할 수 있는 것들, 재화와 서비스의 이용에도 차별하면 안 된다. ‘어떤 MBTI는 이 카페에 들어오지 마세요’ 이러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교육·훈련, 제도까지 4개 영역을 많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번 안에는 괴롭힘의 영역까지 추가해 총 5개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도록 했다."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나.

"청소년들마다 특성은 다르겠지만 연령상의 기준이 좀 크게 다가올 거다. 연령을 사유로 부당하게 대우하는 일들을 금지하는 것. 아동의 경우 노키즈존이 그 사례다. 나이를 이유로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 건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논란도 있는데.

"최고의 대응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거다. 꼭 하나 바로잡고 싶은 건, ‘처벌’하는 법을 만들고 싶었다면 형법을 바꿔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차별금지법>이라는 새로운 기본법을 따로 만드는 거다. 그래서 차별적인 말을 한다고 바로 잡아가거나 처벌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오해는 계속 바로잡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길 바라는 사람들을 많이 모아내고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해하는 이들도 많은데, 찬성하는 이들도 많다."

극우화의 시대, 차별금지법이 갖는 의미는.

"차별금지법은 민주사회를 위한 코어 근육이다. ‘극우’는 어떠한 이유를 들어서 서로를 배제하고 내부를 공고히 하는 시도를 하는 집단인데, 이들하고도 같이 살아야 된다. 극우와도 이야기하려면 할 수 있는/없는 말의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그 기준의 토대는 헌법이 되어야 하고. 헌법에 맞춰 평등하게 함께 살아가자는 약속을 하는 건데, 이게 기본적으로 있어야 민주주의 사회에 코어 근육이 형성될 수 있다는 거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문성호 기자

그동안 여러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는데도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많은 법들이 제정에 수십 년 이상이 걸린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이 안타까운 건 국제사회의 권고나 국가인권위의 권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도 차별금지법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설명하고 논의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다뤄졌기 때문에 통과돼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주장일까라는 생각도 있다. 오랫동안 논의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내란 이후로 엄청나게 이어지고 있는 반헌법적 발언이나, 특정 집단의 타 집단 배제 시도가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더더욱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게 맞다. 오래됐으니까 만들어야 된다는 건, ‘착하게 살자’처럼 당연한 느낌(웃음). 딱 지금 필요한 이유가 명확하고, 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22대 국회가 만드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도 유보적이다.

"국회에서 일하는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어떤 취지고, 무슨 내용이고, 어디까지가 왜곡인지같은 내용을 아는 분들이 많다고 본다. 한 명의 생각을 바꿔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게끔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 의원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좀 고민이다. 일단 하고 싶은 건 모든 기독교가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동성애 조장법’이라 생각하며 반대한다는 여론을 없애는 것.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기독교인들과 목사들도 많기 때문에, ‘모든 기독교가 반대한다’는 프레임을 깨는 게 중요하다. 좋은 목사님들과 토론회도 해보려 한다. 불교는 차별금지법에 찬성한다는 측면에서도 ‘종교계가 반대한다’는 건 잘못된 사실이다. 이런 걸 알리는 활동도 기획하고 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문성호 기자

‘학교 안에서의 차별금지법’이라 불리는 학생인권법에 대한 입장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폐지하려는 시도가 대체로 차별금지법 반대 세력의 주장과 맥이 같기 때문에, 혐오로 먹고사는 세력과 평등을 지향하는 세력 간의 싸움이라고 본다. 결국 상식이 이길 거다."

발의된 차별금지법을 보면 국가인권위에 시정명령권을 부여하는 등 힘을 많이 실은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국가인권위가 좀 이상해서 그렇지만, 위원장 개인에 대한 문제와 부처가 오랫동안 축적했던 지향은 좀 다르다. 위원장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본다. 사실 무엇이 차별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국가인권위가 지금도 하고 있는데, 의무적으로 시정을 지시할 권한이 없다 보니까 ‘이건 차별입니다’라는 얘기만 하는 것 같다. 차별이라는 확인이 되면 정확히 시정될 수 있게 하는 조건을 만들자는 것."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추천하며 ‘역사적 책무를 방기했다’는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 추천사. 사진 '문재인' 페이스북 갈무리

"지금은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 명이라도 말을 보태주면 너무 좋다는 입장이다. 과거의 아쉬움이야 아쉬운 건데, 어쩌겠나. 아쉬운 건 아쉬움대로 풀고 가는 거고, 지금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니까 또 환기가 되는 것도 있다. 어쨌든 아쉬운 걸 지금 와서 가타부타 평가한다고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말해 주셨으면 좋겠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문성호 기자

학교운영위원회에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진보당 청소년위원회에서 기자회견도 했다.

"해야 한다. 나도 대학에서 학생 활동을 했다 보니까 등록금 심의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같이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당연히 중·고등학교에도 학생들의 의견이 학교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버넌스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