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세대간 통합 필요하다"
이번 대선 지역별/세대별 표심 분석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어 치러진 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갱신했는데, 계엄과 탄핵으로 인한 높은 투표율과 ‘윤석열 심판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대선 지역별 표심은?
이번 대선의 지역 표심은 동서로 양분된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부산, 대구 등 동쪽 지역은 김문수 후보에게, 광주, 인천 등 서쪽 지역은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더 많이 주었다.
그렇다면 더 구체적인 지역별 표심은 어떨까? 먼저 수도권 지역을 살펴보자.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낙승을 거뒀다. 그 중 경기와 인천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10%p가 넘었지만, 서울에서는 6%p밖에 되지 않았다. 서울 안에서는 용산, 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가 우세했다.
다음은 충청(대전,충북,충남,세종) 지역이다. 충청 지역은 네 곳 모두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다. 세종시만 득표율 격차가 높은 것이 눈에 띈다. 또, 충청 지역에서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9% 후반대를 기록했다. 이는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유동적으로 후보를 뽑는 충청도의 성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가보자. 영남 지역은 일부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격차가 좁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었다. 하지만 개표를 해보니 김문수 후보가 세 곳 모두에서 5~10%p 내외의 차이로 앞서면서 각종 조사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의 결과는 직전 대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가 40%p 이상의 차이로 크게 승리한 것이다. TK의 전통적인 보수 성향 후보 지지세는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호남(광주,전북,전남) 지역이다. 과거 계엄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보수 정당에 대한 반감이 큰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 예측되어 왔다. 실제 득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세 지역 모두에서 80%를 넘겼다. 반면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은 전북을 제외하고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강원/제주 지역의 표심을 살펴보자. 강원도는 과거 전반적으로 보수 성향 후보들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두 후보가 3%p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한편 제주도는 이재명 후보에게 55%, 김문수 후보에게 35%의 표를 주면서 이재명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 격차는 작년 대선 때보다 10%p 증가한 것이다.
이번 대선 세대/성별 표심은?
이번 대선은 세대/젠더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치뤄졌다. 이는 세대별 득표율에서도 나타난다.
먼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20대에서 30대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과 ‘부동층’의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1%, 30%, 24%로 상대적으로 비슷했다. 또, 다른 세대에서는 한 자릿수이던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20대에서는 24%, 30대에서는 18%를 기록한 점도 큰 특징이다. 그 중 20대 남성의 이준석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것을 보면, 이준석 후보가 젊은 남성들의 표심을 잘 공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성별에 따라 표심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것이다. 20대 남성에서는 세 후보가 각각 24%, 37%, 37%, 20대 여성에서는 각각 58%, 10%, 25%를 득표하면서 큰 차이를 보였다.
다음은 40대와 50대의 표심을 살펴보자. 이 세대는 계엄과 민주화를 겪은 세대이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 40대는 73%, 50대는 70%의 표를 이재명 후보에게 몰아줬다.
60대는 보통 보수 후보를 지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재명, 김문수 두 후보가 각각 48%, 49%를 득표하며 1%p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60대에서도 이재명의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지난 대선 당시 50대 후반이었던 사람들이 60대가 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실제 지지도 변화가 크게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70대 이상에서는 이변 없이 김문수 후보가 대승을 거뒀다. 이 후보와 김 후보가 각각 34%, 64%를 득표하면서 두 후보의 격차는 30%p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별, 세대별 표심은 서로 갈라져 나눠진 경향을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지역이나 성별,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사회 통합 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회 통합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 세대별 표심은 방송 3사(KBS, MBC, SBS) 출구조사 자료를 참조함.
박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