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담배 피우는 공사 노동자들

연신중학교는 지난 7월부터 본관 건물 외벽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학생들의 더욱 쾌적한 학교생활’이라는 명분을 내건 이 공사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긍정적인 의도를 담고 있지만, 공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다. 원래 방학 중에 완료될 예정이었던 이 공사는 올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었고, 현재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공사가 10월 31일에 완료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중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겪어야 할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첫 번째로, 공사로 인해 본관 내 주요 통행로가 차단되면서 학생들이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게 된다. 특히 다리를 다치거나 삐어 움직임이 제한된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이동이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며, 무릎이나 발목이 불편한 선생님들 역시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비가 오는 날에는 건물에서 물이 새어 계단이 미끄러워져 이동이 더욱 어려워지거나 학생들이 다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공사 일정이 빠듯한 만큼 주말에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통행이 최소화되는 방과 후나 주말 시간에 통행로 부근 작업을 집중하는 등 이러한 상황을 개선할 방안이 필요하다.

수업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문제도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드릴과 망치질 소음이 교실에 울려 퍼져 학생들과 선생님의 수업을 방해한다. 이러한 소음 상황은 토끼풀이 진행한 학생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학년 박 모 학생은 "수학 단원평가 중 소음이 너무 커서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고, 3학년 이 모 학생은 "국어 수업 중 망치 소리 때문에 선생님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른 3학년 학생들도 "수업 중 땅이 울리는 느낌이 들었고, 소음 때문에 귀가 아플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소음 문제는 일시적인 불편을 넘어 학생들의 장기적인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고차원적인 소음 차단 대책이 있어야 한다.
분진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벽을 뚫는 과정에서 발생한 먼지가 교실 창문을 통해 유입되어 학생들과 교직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본관에 있는 한 교실 창문을 하루 동안 열어 두었더니 공사 중 발생한 노란색 먼지가 창가 주변에 수북이 쌓였다. 이러한 먼지는 본관에 배치된 여러 전자기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방송부 부원은 "방송실 창문을 열어 두니 먼지가 너무 많이 유입돼 민감한 방송 장비가 고장 날까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먼지들은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의 호흡기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공사 중 발생한 전기 공급의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8월 넷째 주 월요일에는 주말 동안 공사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전이 발생해 방송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침 종이 울리지 않는 사태도 있었다. 이러한 분진 문제는 단순 기기 고장 등 재산상의 피해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호흡기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공사 현장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공사 노동자들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자주 목격되고 있으며, 드릴, 망치와 철근 등 공사 도구와 자재들이 학교 내에 방치되어 있어 학생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본관 전 층 서쪽 벽면에는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은 천으로 허술하게 덮여 있지만,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는 ‘추락 위험’이라는 경고 문구와 간단한 안전 테이프뿐이다. 이런 조치들로는 학생들의 안전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으며, 보다 강력한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또 공사 노동자들도 추락 방지 장비인 ‘하네스’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공중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 또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사 중 발생하는 담배 연기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법적으로 학교와 출입문 반경 50미터 이내는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많은 현장 노동자가 공사 현장, 즉 교내에서 흡연하면서 200명가량의 학생이 생활하는 1학년과 3학년 교실로 담배 냄새가 유입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간접흡연 피해를 볼 수 있고, 선생님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내 구성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와 시공사 측은 학생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흡연 구역을 따로 마련하거나 학교 외부에서 흡연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겠다.
연신중학교 본관 건물의 외벽 공사는 ‘학생들의 쾌적한 학교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 교직원이 겪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소음과 분진 문제는 물론, 안전 관리와 흡연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공사 기간에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학교와 시공사는 학생과 선생님의 학습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